[노무사신문=소청백노무사 편집위원]
소청백(素淸白) 노무사가 전하는 삼성에서 정년퇴직한 사람들의 이야기 (4)
- 유식한 무지, 시스템 다이나믹스 및 ADR을 통한 노사 상생의 길 –

노사 관계는 본질적으로 이해의 대립을 수반합니다. 개별적 근로관계 분쟁이든 집단적 노사관계 분쟁이든, 모두 경제적 이익을 둘러싼 분쟁에서 발생합니다. 노사는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목표와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합의에 도달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습니다. 오랜 기간 지속된 상호 불신은 큰 장벽을 만들고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만듭니다.
불신이 커지면 의사 소통이 단절됩니다. 사람들은 서로의 행동을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봅니다. 건설적인 합의와 조정은 힘을 잃습니다. 단단히 닫힌 껍질과 같은 장벽은 열린 대화를 방해합니다. 이 불신의 벽은 노사 관계의 진전을 가로막는다.
불신은 금방 사라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희망은 남아 있어야 합니다.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양측 모두에게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주는 솔루션은 의심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상호 불신은 꾸준한 노력을 통해 서서히 사라질 수 있습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행동을 강요하거나 상대방의 도덕적 변화를 기다리는 것에 달려 있지 않습니다. 실질적인 이점을 제공하는 솔루션을 찾고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규범적이거나 도덕적인 방식으로 상대방이 불신을 버리도록 단순히 강요하거나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문제 해결은 상호 이익을 가져다주는 해결책을 적극적으로 찾고 그들을 지원할 때 시작된다고 믿습니다. 이것이 공인노무사의 핵심 역할입니다.
이는 우리 앞에 놓인 갈등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 미래 지향적인 노사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필수적인 노력으로 작용합니다.
1. 쿠자누스의 "유식한 무지(Docta ignorantia)"와 노사관계의 지평 확장
– 진정한 이해를 향한 여정
15세기 독일의 사상가인 니콜라우스 쿠자누스(Nicolaus Cusanus)는 인간 이해의 본질적인 한계를 받아들이고 "유식한 무지(Docta Ignorantia, Learned Ignorance)"라는 개념을 제시했다. 참된 지식은 사람이 자신의 무지를 알 때 시작된다. 이것은 사람이 자신이 알고 있는 것의 한계를 분명히 보고 더 높은 진리 또는 완전한 이해가 존재한다는 것을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것은 마치 선장이 알 수 없는 항해를 시작하고 일부 지역이 자신의 지도에 표시되지 않는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통찰은 노사 관계에 매우 중요한 교훈을 준다. 노사 모두 각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상대방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서로의 복잡한 상황과 이해관계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노동조합 측은 사업상의 어려움, 급변하는 시장 상황 또는 글로벌 경쟁의 압박을 간과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사용자 측은 각 근로자의 삶의 무게, 노동의 가치, 안정적인 고용에서 오는 생산성 향상의 효과를 놓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유식한 무지(Docta Ignorantia)'의 태도는 노동조합과 사용자가 자신의 한계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상대방의 말에 적극적으로 귀를 기울이며,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진정한 욕구와 숨겨진 욕구를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하게 된다. 이것은 '상대방이 왜 그런 주장을 하는가?'라는 질문을 자신의 관점에서 살펴보는 데 도움이 되는 지적 겸손에서 시작됩니다.
공인노무사는 이러한 문제 해결에 핵심적인 조력자가 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일방의 주장에 매몰되어 법률적 해석이나 절차적 조언만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균형 잡힌 방식으로 양측의 말을 경청하고 표면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근본적인 문제와 숨겨진 요구 사항을 찾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얼음 밑에 숨겨진 거대한 빙산을 찾으려는 사람처럼 갈등의 진정한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이 필요합니다.
또한 노사 양측이 자신의 지식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문제 해결 방법에 눈을 뜨면 불신의 벽을 허물고 합의의 기반을 다질 수 있습니다.
공인노무사는 단순한 중재자의 역할을 넘어 학습과 성장을 위한 촉진자 역할을 해야 합니다. 공인노무사는 노사 양측이 서로의 진정한 면을 볼 수 있도록 도와야 하며, 결국에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합니다.
2. 시스템 다이내믹스 관점에서 노사관계의 선순환 구조 구축
– 지속가능한 상생의 원동력
노사 관계는 정적이지 않습니다.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상호 작용하는 다양한 요소들이 복잡하게 얽혀 동적으로 변화하는 복잡계 시스템입니다.
시스템 다이내믹스는 이러한 복잡계 시스템의 행태를 조사하고 예측할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을 제공합니다. 노사 관계의 본질을 이해하고 지속 가능한 공존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되는 귀중한 통찰력을 제공합니다. 노사 관계에서 시스템 다이내믹스 관점을 사용하면 단기적인 분쟁 해결을 넘어 장기적으로 공존할 수 있는 긍정적인 피드백 구조를 구축하고 실행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임금 인상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했을 때, 임금 액수를 놓고 싸우는 것만으로는 단기적인 해결책만 얻을 수 있을 뿐, 더 많은 갈등의 씨앗을 심는 경우가 많습니다. 시스템 다이내믹스 관점은 임금 인상이 생산성, 직원 만족도, 이직률, 비즈니스 경쟁력 및 장기적인 비즈니스 지속 가능성과 같은 요소와 어떻게 작용하는지 분석합니다. 또한 이러한 요인들이 어떻게 임금 수준을 밀어 올리는지도 분석합니다. 이를 통해 종합적 분석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인 임금 인상이 직원의 동기를 크게 고양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며, 회사 수익성 향상에 도움이 되고, 추가 임금 인상을 위한 공간을 만드는 '강화된 피드백 루프 '를 만들 수 있다면 이는 노사 양측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지속 가능한 솔루션이 됩니다. 이는 임금을 단순한 '비용'이 아닌 '투자'로 보는 것을 의미합니다.
반면, 불신이 깊어질수록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되고 정보 격차가 악화될 수 있으며, 이는 더 많은 오해와 불신을 쌓는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런 악순환은 노사관계를 늪처럼 장악하여 빠져나오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공인노무사는 이러한 악순환을 발견하고 이를 끊을 수 있는 '레버리지 포인트'를 찾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명확하고 정기적인 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고, 공동의 목표를 설정하고 달성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정기적인 노사 회의 채널을 구축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를 시스템에 도입하면 불신을 해소하고 협력을 강화할 수 있으며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켤 수 있습니다.
눈앞의 갈등을 수습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갈등 가능성을 줄이고 꾸준한 협력을 구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노무 관리 시스템을 건전하게 유지하고 성장시키는 데 도움이 되는 '예방적 관리'라는 개념과 일치합니다.
3. 대안적 분쟁 해결(ADR : Alternative Dispute Resolution) 적극적인 활용 및 공인노무사의 역할 재정립 - 화해와 성장을 위한 촉진자
법적 분쟁을 해결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종종 승자와 패자 사이에 명확한 선을 긋습니다. 이 과정에서 노사관계는 더욱 꽁꽁 얼어붙고, 치유되지 않는 상처를 떠안을 수 있다. 법정 다툼은 당사자 사이에 감정적 갈등을 쌓고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대안적 분쟁 해결(ADR)은 노사 관계에서 큰 의미를 갖습니다. ADR에서의 조정, 화해, 촉진 및 협상은 법적 강제력을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당사자들이 자유로운 대화를 시작하고, 창의적인 해결책을 찾고, 상호 이해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이것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연하고 실용적인 방법을 제공합니다.
특히 ADR은 법원의 판결과 같이 외부에서 부과된 강제적인 해결책이 아니라, 당사자들의 합의에서 비롯된다는 점에서 큰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양측의 수용도를 높이고 이행과정에서도 더욱 책임감을 가지게 합니다. 노사 관계가 장기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ADR은 갈등을 완화하고 미래 지향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공인노무사는 이러한 ADR 제도의 성공적인 활용을 위한 핵심 플레이어로서, 그 역할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에 있습니다. 단순히 법률 대리인으로서 의뢰인의 이익만을 옹호하는 것을 넘어, 공정하고 객관적인 제3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합니다. 노사 양측의 입장에 귀를 기울이고 건설적인 대화를 이끌어야 하며, 감정적 대립보다는 실질적 이해관계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한 고정된 관념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야 하며, 양쪽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윈-윈' 솔루션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핵심 능력은 서로의 이익을 침해하지 않고 공동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공통의 기반을 찾는 데 있습니다.
공인노무사는 노사관계에 대한 불신을 단순히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는 것을 넘어 촉매제 역할을 하여 '성장과 공존의 기회'로 전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개별적 근로관계와 집단적 노사관계의 분쟁 해결에 시스템 다이내믹스 툴(Tools)을 직접 적용해 보고, 합리적이고 창의적인 대안적 문제 해결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장기적이고 인과론적인 관점에서 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합의 대안을 발굴하고, 이를 통해 상호존중이 깊어지는 노사관계, 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및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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