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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백(素淸白)] 성과급 잔치의 그늘, 이제 경영과 노동이 함께 답해야 한다
  • 소청백노무사 편집위원
  • 등록 2026-04-29 09:49:03
  • 수정 2026-04-29 09:5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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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금 필요한 것은 경영과 노동, 이론과 실무가 함께 만드는 ‘공론의 장’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예고하면서, 직원 1인당 수억 원에 달하는 성과급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직원과 주주는 호황의 과실을 누리게 되었지만, 이 기업들의 생산·설비·물류를 떠받치는 하청업체 노동자 상당수는 여전히 낮은 단가, 불안정한 고용, 제한된 성과 배분 구조 속에 머물러 있습니다. 성과급 잔치는 어느새 “성과를 함께 만든 사람들 모두가 정당한 몫을 받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우리 사회를 향해 되돌아오고 있습니다.

 

1. 성과급 1억 시대가 던진 질문

 

반도체 ‘슈퍼 사이클’ 속에서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일부에서는 1인당 수억 원대 보상까지 거론됩니다. 동시에 다른 산업에서도 “원청만큼 성과급을 달라”는 하청 노동자의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과이윤을 둘러싼 분배 갈등이 이제는 대기업 내부를 넘어, 원·하청과 대·중소기업 간 구조적 긴장으로 번지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 이익공유제 논쟁에서 경영계는 “교과서에도 없는 논리”라며 반발했고, 노동계는 “실질적 지배력을 가진 원청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맞섰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등장한 이른바 ‘노랑봉투법’은 사용자 개념을 넓혀 하청 노조가 원청을 상대로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입법이 이뤄졌고, 시행 후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판단도 나왔습니다. 그러나 경영계는 이를 “경영권 침해와 비용 폭증의 뇌관”으로, 노동계는 “이제야 열린 실질적 권리구제의 통로”로 받아들이며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습니다.

 

2. 효율성 없는 권리도, 권리 없는 효율성도 지속 가능하지 않다

 

경영학은 자본과 조직의 효율성을, 노동법학은 노동의 권리와 공정성을 다룹니다. 그러나 기업이라는 현실 공간에서 두 영역은 분리될 수 없습니다. 효율성만을 좇는 경영은 결국 인력 이탈과 사회적 신뢰 붕괴라는 비용으로 돌아오고, 지속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권리 주장은 실제 현장에서 구현되기 어렵습니다.

 

이제 우리는 ‘노동의 권리’와 ‘경영의 효율성’을 선택의 문제가 아닌 동시 충족의 과제로 보아야 합니다. 원청의 이익이 하청과 협력업체 노동자에게도 일정 부분 선순환되도록 설계하는 것은 시혜적 복지가 아니라,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고 숙련 인력을 확보하며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적 투자입니다. 사용자성 확대와 원·하청 공동 책임 논의 또한, 단순히 어느 한쪽의 승패가 아니라 “어디까지를 책임의 합리적 범위로 볼 것인가”라는 관점에서 재설계되어야 합니다.

 

3. 현장의 지혜와 경험을 보유한 공인노무사가 참여하는 공론의 장

 

이러한 담론을 현실적인 제도와 관행으로 연결하려면, 경영과 노동의 언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중재자가 필요합니다. 그 역할을 가장 현실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집단이 공인노무사입니다. 노무사는 사용자 측을 대리하면서 인사·노무 전략과 비용 구조를 이해하고, 동시에 노동자·노동조합을 대리하며 임금·근로조건·쟁의행위를 둘러싼 실제 갈등을 조정해 온 사람들입니다.

 

이제는 경영학자, 노동법학자, 공인노무사, 그리고 주요 산업의 경영진과 노동조합이 한자리에 모이는 ‘산업 생태계 상생을 위한 대토론회’가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양한 주제들을 논의할 수 있겠지만, 성과급의 법적 성격과 분배 기준을 어떻게 재정립할 것인가, 사용자 개념 확대가 단기 비용과 장기 경쟁력에 미치는 효과를 어떻게 균형 있게 평가할 것인가, 기업 자율성과 노동자의 집단적 권리가 상호 보완 관계가 되도록 노사관계를 어떻게 정립할 것인가 등이 될 수 있습니다.

 

반도체 성과급 논쟁은 ‘얼마를 더 주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10년, 20년 대한민국 산업과 노동 질서의 방향을 어떻게 설계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입니다. 그 답은 어느 한 분야의 학문적 성과 또는 진영의 주장과 논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경영과 노동, 이론과 실무가 함께 만드는 ‘공론의 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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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백(素淸白) 안성준 공인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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